얼마 전 관내에서 새벽시간대 헤드셋을 끼고 귀가하던 여성을 노상에서 뒤따라가 강도강간 하려던 범인을 지구대 경찰관들이 신속히 출동하여 검거한 적이 있다.
당시 범인이 신고를 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하여 핸드폰을 뺏고,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려는 것을 피해자가 격렬하게 반항하며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하자 그 자리에서 도망쳐 다행히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여기에는 당시 신속한 출동으로 사건을 마무리한 경찰관들의 공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근 공중전화에서 비상전화 버튼을 이용한 피해자의 빠른 신고가 있었기에 범인이 멀리 도주하기 전에 검거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사건의 숨은 공신은 인근에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인지도 모르겠다.
광주시내에 2000년도에 5만 3천개에 달하였던 공중전화가 휴대폰이 일상에 널리 보급되면서 현재는 2,900여개에 불과하다. 휴대폰의 보급으로 공중전화의 이용객이 현저히 줄어들어 경제적 이윤이 없고, 관리가 어렵다는 애로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공중전화의 설치 이유가 공공성과 보편성에 있다면 이윤이나 관리상의 문제로 무조건 축소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사례처럼 심야시간대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지금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보다 더 많은 곳에 전화 부스가 설치되 있어야 한다.
분명 휴대폰이 보편화된 지금에도, 어느 곳에서는 공중전화가 다급하고 도움을 청하고자 하는 이에게 값을 매길 수 없는 중요한 통신 서비스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심야 시간대 혼자 놓여있는 전화부스의 전등 불빛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을 본 치안현장 경찰관으로서 관계당국에 치안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상 공중전화 설치를 간곡히 건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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