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오래 전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여 많은 인기를 얻은지라 정확히는 알지 못하더라도 TV에서든 다른 매체를 통해서든 한번즘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나비효과라는 용어는 어떤 일이 시작될 때의 아주 작은 차이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도 수많은 나비효과들이 있다. 하지만 오늘 주목하고 싶은 나비의 날갯짓은 바로 가정폭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폭력에 대해서 물어보면 ‘남의 가정사인데...’ 또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식의 생각으로 나비의 날갯짓을 바라보듯 무관심하게 바라보고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외면하였던 것들이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토네이도로 바뀌어 우리 사회 전반을 세차게 흔들고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탈옥수 신창원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사람이고,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간 연쇄살인범 유형철 강호순 또한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가정폭력의 2차 피해자들이다. 단순히 부부간의 다툼 폭행 가정불화에서 시작된 1차 피해자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2차 피해자인 아이들이 띄는 우울증 반사회적 성향에 의하여 우리사회가 입는 손실비용이 위에서 예를 들은 범죄자들만 따지고 보아도 엄청나다. 우리가 간과하고 무시하였던 것들이 이렇듯 표면상으로 나타나 사회를 위협하고 있음에도 두손두발 놓고 수수방관해야할 문제가 아니며, 남의 일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가정에서 시작된 불화에 대하여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 우리의 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처와 의식의 개선이 있지 않은 한 우리는 항상 토네이도를 걱정하며 문만 걸어 잠근 채 무기력하게 비바람에 흔들려야만 하는 처지가 될 지도 모른다. 내 일이 아닌 내 친지, 내 친구, 내 이웃에 일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가정폭력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라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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